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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활용(한글, 오피스 등)/기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서비스 운영에 대하여(DR센터)

by 3604 2025.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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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화재로 인하여 여러 언론에서 계속 DR, 백업을 얘길한다.

이걸 보면서 이들이 과연 DR이나 백업에 대해 얼마나 알까?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을까 싶다. 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옛 이름인 정부통합전산센터에서 7년간 일했던 경험에 비추어 얘길 해보고자 한다.

우선 이곳은 국가보안시설중 가장 높은 단계인 (가)급인 곳이다. 그래서 네이버나 다음 지도에서 검색하면 이곳이 숲으로 칠해져 있다. 그만큼 보안에 철저한 곳이고 들어갈 때나 나올 때도 외부인은 철저한 감독하에 일을 해야만 하다. 그리고, 이곳에서 운영하는 시스템은 nTops라고 아주 지랄맞은 관리시스템으로 운영하는데 서버나 네트워크, 보안장비 하나 들어올 때면 장비 명, 장비를 만드는 회사, 도입한 날, 유지보수 기간, 어떤 기관에서 가지고 오는지, 누가 관리하고 책임을 지는지, 운영주체는 누구고.. 심지어 장비의 CPU, MEMORY, HDD, NIC등..세부 내역까지 다 적어내야 한다. 이러니... 관리하는 입장에선 죽을 맛이지.. 장비가 하나 두개 들어오는게 아니라 시스템이 들어오니 각 기능별 보안장비, 네트워크장비, 서버, 스위치, 스토리지, 백업장비를 다 입력해야 하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란 말이다. 뭐.. 하여간 이렇게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는 곳이란 말을 하고 싶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많은 언론에서 왜 DR를 구축하지 않았냐.. 이거 문제라고 하는데..

DR센터가 Disaster Recovery라고 영어를 번역하면 재해복구시스템이라고 한다.

즉, 장애가 발생하면 다른 장소에 있는 곳에서 같은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란 말이다. 증권이나 은행같은 곳에선 3중으로 DR를 구성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하고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에서 왜 재해복구시스템을 운영하지 못하는가? 그 원인은 간단하다. 돈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가에서 돈을 안준다.

왜 돈을 주지 않는가? 그런 시스템이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즉, 이번과 같은 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아마 그 누구도 이번과 같은 장애가 일어날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런데.. 이번 장애가 발생한다고 가정했을 때를 고려하여 장애복구시스템을 구축한다? 돈이 얼마나 들까? 어마 어마 하게 많이 든단 말이다.

상상 그 이상으로 돈이 많이 든다. 그럼 왜 돈이 많이 드는가?

내가 그 이유를 쉽게 알려주겠다.

우리가 정부24같은 시스템을 운영할 때 시스템 가동률을 계산한다. 즉,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릴 때는 월요일 일테고, 가장 한가할 때는 주말일것이다. 그렇다면 시스템은 어느 기준으로 설계를 해야할까? 가장 많을 때와 가장 낮을 때의 중간쯤에 하면 가장 효율적이겠지만... 그렇게 하면 욕을 먹겠지.. 그 누구도 내가 원하는 등본, 초본을 발급받는데 1분 이상 걸린다고 하면 참을 수 있겠는가? 그렇지 못하니... 어느정도 여유를 주고.. 설계를 한다. 그리고 가동률은 보통 50에서 60%정도를 둔다.. 100의 성능을 가진 놈이 보통 50에서 60%정도를 사용하다 장애가 발생했다. 그럼.. DR를 구축하면.. 제공했던 서비스가 예비 장비로 넘어가야겠지. 그럼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데.. 생각해 봐라.. 그럼 장애가 나기 전에 구축해 놨던 DR장비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놀고 있겠지...

예비로 만들어 놨으니 말이다. 대국민 서비스를 하는 시스템 구축비용도 수백, 수천억이 들어갔는데 똑 같은 서비스를 하는 장비를 쌍둥치처럼 만들어 놓고 서비스를 안하고 장애를 대비해서 놀린다? 장애가 안나면.. 이건 완전 돈 낭비란 말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니... 돈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같은 장비를 다른 곳에 갔다 놔둔다고 될 일도 아니고.. DR를 하기 위해서는 DR를 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도 고가로 구입해야 한단 말이다. 이게 다 돈이란 말이다. 그게 또 한 두푼 들어가는게 아니고.. 수십억 아니.. 수백억이 매년 들어가야 한단 말이다. 당장 서비스도 하지 않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수백억을 지불해야 하는데.. 그리고 내구연한이 지나면 사용여부와 관계없이 폐기하는 장비에 그만한 돈을 기재부가 줄까? 안준단 말이다.

예전에 내가 정부통합전산센터에서 매년 말에 정부통합센터와 유지보수 업체간 년단위 유지보수 계약을 할 때 보면.. 이 돈으로 과연 유지보수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을 때가 많았다. 왜냐면.. 오라클이 만든 dbms의 경우 1년 유지보수 비용이 도입가의 22%라고 되어 있다. 그럼.. 1core당 2천만원이라면 8core라면 1억 6천인데 이 돈을 정부에서 줄까? 어림없는 소리다. 그럼 유지보수 계약을 하지 않으면? 오라클사에선.. 유지보수를 안해준단 말이다. 그럼.. 안되지... 법으로 해야 한다. 그러니.. 결국... 힘없고.. 백없는 국산 소프트웨어의 유지보수 비용을 깍아서 오라클사에 주던지.. 아니면 오라클 dbms를 쓰지 않던지.. 그리고, 유지보수 인력의 연봉도 참... 박하디 박하고.. 매년 장애가 없으면 필요없는 인력이라고 감축을 하기도 한다. 덕분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나간 사람들이 넘기고간 일들을 맡아 일을 더 해야하고.. 참 돈버는게 이렇게 힘들구나 싶더라.

나야...그래도 전산센터의 지시나 관리를 받지 않고 독립적인 시스템을 운영해서 다행이었지만 말이다.

솔직히 더 쓸말도 많고.. 내가 글을 쓰다 보니 빼먹은 것도 많은데.. DR 구축도 여러 방법이 있다. 이것도 알면 참 재밌고.. 이렇게 구축할 수도 있구나 하고면서 설명을 좀 하고 싶은데.. 길이 길어질 것 같아 언급하지 않겠다.

이번 장애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DR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되어서 장애 관련 예산이 많이 투입될것 같이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한다. 장애가 나야.. 그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고... 예전에 일본에서 장애가 안난다고 유지보수 인력을 잘랐다가... 나중에 장애가 발생했는데 장애를 대처할 인력이 없어 고생했다는 말이 전설처럼 들려온다.. 하여간.. 예전 기억도 나고.. 이번 장애때문에 통합센터에 있는 공무원과 유지보수 인력들이 앞으로 고생할 걸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잘 해결되길 바란다.

나중에 정리가 되면.. 추가로 더 글을 쓰던지 하겠다.

출처: https://blog.naver.com/aboutpc/22402379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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