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팝스타 마돈나는 콘서트 지각을 밥 먹듯이 하기로 유명합니다. 지난 2019년 미국 마이애미 콘서트에서는 콘서트 시작 시간을 8시 30분에서 10시 30분으로 갑작스레 변경해 팬으로부터 고소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라스베이거스 콘서트에 2시간가량 지각한 마돈나는 현장에서 팬들을 향해 "여왕은 절대 늦지 않는다"는 아이러니한 말을 남겼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각으로 유명합니다. KGB 요원 시절부터 올빼미 생활이 몸에 밴 탓이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2014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무려 4시간 15분을 지각했습니다. 2016년 일본에서 열린 정상회담에는 3시간가량 늦었고,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 방문 때는 공식 환영식에 52분이나 늦은 전력이 있습니다.
항상 지각하는 직원은 징계를 당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직장인이 지각한다면 어떨까요? 직장인들의 출근길은 늘 시간과의 전쟁입니다. 매일 아침 8시 50분 즈음 지하철역 근처에는 출근 복장을 한 직장인들이 전력질주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조직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에게 근태, 그중에서도 출근시간 준수는 개인의 이미지와 직결되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덕목입니다. 습관적으로 지각하는 동료에 대한 험담은 어디서든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꾸준하게 지각하는 직원은 이를 사유로 징계를 당할 수도 있을까요? 지각과 같은 근무태만이 징계 사유로 이어질 수 있을지, 만약 징계처분이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징계가 내려질지는 다음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됩니다.
1. 근무태만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가?
2. 근무태만이 직무수행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쳤는가?
3. 근무태만이 사내 질서를 해치고 동료 직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전파했는가? 회사의 운영 및 대외적 평판에 영향을 미쳤는가?
4. 그동안의 근무태만의 문제에 대한 회사의 주의가 적절하게 이루어졌는가? 근무태만 사유에 대해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가?
5. 회사의 동일한 사유의 근무태만 사례에 대한 징계의 수위는 어느 정도였는가?
영업팀 김 과장은 게임 마니아입니다. 새벽까지 게임을 하느라 항상 늦게 출근하고, 이로 인해 업무 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입히고 있습니다. 팀 내 질서를 어지럽힐 뿐만 아니라 고객사와의 미팅 시간에도 늦어 회사에 손해를 입혔습니다. 상관에 수차례 지적을 받았으나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김 과장의 게임 친구인 옆 팀 박 과장도 이와 유사한 행태를 끊임없이 보이고 있습니다. 박 과장은 얼마 전 회사에서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이럴 경우, 김 과장은 어느 정도의 징계를 받게 될까요? 김 과장 역시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사에서 직원의 지각과 관련된 판례는 아래와 같습니다.
근로자가 3개월간 59회의 무단 외출과 7일간의 지각을 하고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은 경우에는 징계해고 사유가 된다.
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누15742 판결
원고는 지각 등을 짧은 기간에 반복적으로 행했고, 동료를 시켜 출근 사인을 대신한 것 역시 지각을 은폐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루어졌다. 계속적인 지각 등 근무태만은 해고 사유가 될 수 있다.
서울행법 2001. 2. 6. 선고 2000구22078 판결
반면 몇 차례 지각을 사유로 회사가 중징계를 내리는 건 부당하다는 판례도 있습니다.
몇 차례 지각을 했으나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업무상 지장이 없으며, 사용자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아서 근로자로서는 묵시적 양해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던 경우 해고의 정당성은 부인된다.
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5두43377 판결
지각하면 연차 휴가를 차감한다?
스타트업 A사는 근무기강 확립을 위해 몇 가지 규칙을 세웠습니다. 그중 하나가 지각하면 연차유급휴가를 차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직원의 지각을 사유로 연차를 차감하는 회사 제도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요? 이는 근로기준법의 연차유급휴가 규정인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줘야 한다'는 원칙 위반의 소지가 있습니다. 회사가 직원 동의 없이 휴가를 공제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사용자는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60조제5항
행정해석도 이와 비슷합니다. 직원이 지각·조퇴·외출 등의 사유로 기준 근로시간 동안 일을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출근해 일을 했다면, 이를 결근으로 취급할 수 없습니다.
근로자가 지각·조퇴·외출 등의 사유로 소정근로일의 근로시간 전부를 근로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소정근로일을 단위로 그날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이를 결근으로 취급할 수 없는 것이므로 지각·조퇴·외출 3회를 결근 1일로 취급하여 주휴, 월차유급휴가, 연차유급휴가 등에 영향을 미치게 함은 부당하다.
근기 1451-21279, 1984. 10. 20.
유치원에 아이를 너무 늦게 데리러 오는 부모들에게 지각 벌금을 물렸더니, 오히려 지각 횟수가 현저히 증가했다는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벌금제를 실시하기 전에는 지각이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에만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예의의 문제였지만, 벌금제 시행 이후 부모들은 벌금을 지불함으로써 지각을 정당한 행위로 인식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경제학적 관점에서 지각 시 연차휴가를 공제하는 것은 회사의 효과적인 근무 기강 확립에도 적절하지 않고, 직원들의 불만만 쌓이게 만들 여지가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지각하는 직원, 해고할 수 있을까?
'생각 >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6년부터 공공기관 'PC 1대로 업무'…국정원, 물리적 망분리 대신 VDI로 (0) | 2026.01.08 |
|---|---|
| AI 네이티브 개발 (0) | 2025.12.11 |
| 논문 검색 (0) | 2025.11.22 |
| BDC (0) | 2025.11.21 |
| 맥락과 행간 (0) | 2025.11.2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