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잡'일 때 꼭 알아야 할 세금상식
- 이상원 기자 lsw@taxwatch.co.kr
- 2021.11.24(수) 08:00
출처: '투잡'일 때 꼭 알아야 할 세금상식 (taxwatch.co.kr)
월급만으로 먹고 살기 힘들어서, 하고 있는 사업이 잘 되지 않아서, 또는 남는 시간에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부업을 겸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투잡'이라고 하죠. 이렇게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하면, 둘 이상의 소득이 발생하는데요. 이에 따라 세금도 복잡해 질 수 있습니다. 투잡할 때 꼭 알아야 할 세금상식과 절세방법에 대해 한재원 세무사(제이더블유택스 대표)에게 물어봤습니다.
투잡의 유형이 다양한데 세금도 다르게 처리할까
두 곳 이상의 직장을 다니는 이중근로자라면 두 근로소득을 합산해 어느 한 쪽 직장에서 연말정산을 하면 연말정산이 끝나는데요. 만약 이중근로소득을 하나로 합하지 않았다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각각의 소득을 합산해서 본인이 직접 소득세를 신고납부해야 합니다. 합산소득이 높으면 누진에 따른 세금부담이 높아질 수는 있지만, 공제사항은 큰 차이가 없어서 늘 하던데로 연말정산을 하면 됩니다.
그런데 근로소득과 사업소득(프리랜서)이 있는 투잡유형은 반드시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합니다. 이 경우 근로소득은 연말정산을 하고, 다음해 5월에는 둘을 합산해 종합소득세를 신고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는 경우 연말정산을 했더라도 신고를 하지 않는 것이 되어 무신고가산세(20%)가 부과될 수 있어요.
종합소득세 신고를 할 때에는 국세청 신고도움서비스에 나오는 신고유형에 따라 사업소득금액을 산출하고, 기존 연말정산부분과 합산해서 신고를 하면 됩니다.
주된 소득이 어느 쪽인지도 중요할까요
주된 소득이 어느 쪽인지보다는 주된 소득이 무슨 소득이냐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본업과 부업 모두 근로소득으로 같은 경우에는 부업소득이 크더라도 세무처리에 큰 차이가 없는데요. 본업은 근로소득이고 부업은 사업소득(프리랜서)이라면 챙겨 볼 것들이 생깁니다.
기본적으로 사업소득보다는 근로소득의 소득공제 범위도 넓고, 세액공제가 더 다양한데요. 따라서 부업으로 하고 있는 프리랜서 사업소득이 직장 근로소득보다 더 크다면 해당 사업소득을 장부 없이 추계신고할지, 장부를 쓰고 경비를 꼼꼼하게 처리할지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사업소득이 처음이고 소득이 크지 않은(복식부기의무자가 아닌) 첫 해의 경우에는 장부를 쓰지 않고, 국세청이 정한 단순경비율로 비용처리를 하는 '추계신고'를 하면 되는데요. 만약 다음해에도 계속해서 사업소득이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 장부작성을 위한 준비도 함께 해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사용분이 근로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의 필요경비가 될 수 있도록 정리를 해 두는 겁니다.
단순경비율로 추계신고하면 본인이 부업을 위해 사용했던 신용카드사용액 등도 직장 연말정산할 때 몰아서 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요. 만약 사업소득 규모가 커서 장부를 쓰게 되는 경우에는 신용카드사용액 등을 근로소득 연말정산 때 공제받을지, 사업소득 필요경비에 넣을지를 선택해야하기 때문입니다.
투잡하는 사람도 장부를 써야 하나요
보통 부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일정수준(프리랜서 기준 직전연도 2400만원 이상)이 되면 간편장부나 복식부기로 장부를 쓰는 것이 더 절세가 됩니다.
또 일반적으로 사업 첫해는 단순경비율로 적용받을 수 있어, 추계신고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경우에도 수입금액이 크다면(프리랜서 기준 7500만원 이상) 처음부터 기준경비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장부를 써야 세부담이 적을 수 있습니다. 단순경비율보다 기준경비율의 경비인정비율이 훨씬 낮아서 세부담이 커질 수 있거든요.
하지만, 프리랜서와 같이 인적용역을 제공하는 경우에는 장부를 쓴다고 하더라도 경비로 처리할 수 있는 항목이 적어서 실질적으로는 기준경비율을 적용할 때보다도 세부담 측면에서 불리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수익금액 관리를 통해 세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있어요. 일반 프리랜서 사업소득의 경우 직전연도 수입금액이 2400만원 미만인 경우 경비인정비율이 높은 단순경비율로 추계신고할 수 있는데요. 자신의 소득금액이 2400만원을 애매하게 넘는다면 수익관리를 통해 그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이죠. 조금 덜버는 대신 세금부담을 크게 줄이는 방법입니다.
실제로 프리랜서 사업소득의 경우 단순경비율을 적용하면 약 65%(기타자영업 기준)를 경비로 인정받게 되는데요. 여기에 들어간 비용은 근로소득 신용카드 소득공제로도 산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세금 차이가 큽니다.
만약 간편장부를 작성해서 신고하게 되는 경우에는 관련 경비를 인정받기 위해 증빙자료를 꼼꼼하게 챙겨야 합니다. 프리랜서라고 하더라도 차량이 있을 수 있고, 접대비, 비품, 소모품, 교통비 등 소득을 올리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지출은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을 받고 지출하는 등 적격증빙을 챙겨두는 것이 중요하죠.
투잡인 경우 4대보험 처리는 어떻게 하나요
투잡의 4대보험 처리도 소득구분에 따라 크게 두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양쪽에서 근로소득을 받는 경우인데요. 이 경우 고용보험을 제외한 3가지는 양쪽에 중복해서 가입을 해야만 하고요. 고용보험은 월 보수액이 높은 한 회사만 가입되도록 자동으로 적용(다른 한 곳은 가입이 반려됨)됩니다.
사실 근로소득이 두곳 이상인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인데요. 두 곳에서 대표이사로 있거나 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소득이 상당히 많은 사례가 될텐데, 건강보험료나 국민연금의 경우 월보수상한 기준이 있기 때문에 양쪽으로 가입하더라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투잡은 4대보험 중복가입이 큰 부담이 되겠죠.
또 하나는 4대보험을 가입한 직장에서 근로소득이 있으면서 다른 소득(사업소득 등)도 생긴 경우입니다. 이 경우 현재 다른 소득이 연 3400만원까지는 직장가입 외에 추가로 납부할 보험료는 없는데요. 다만 2022년 7월부터는 이 규정이 2000만원으로 낮아지는 문제가 있어요.
2022년 7월부터는 부업으로 얻은 소득이 연 2000만원이 넘는 경우에는 직장가입자라 할지라도 추가납부보험료가 발생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추가납부는 건강보험료와 장기요양보험료만 해당되고, 국민연금 추가부담은 없어요.
2022년 7월부터 시행되는 이 기준은 2021년 5월에 신고한 2020년 귀속 소득금액부터 적용되며, 근로소득 외의 소득으로서 사업, 기타, 이자, 배당 등 다른 소득금액을 포함합니다.
또한 이 때 2000만원은 매출이 아닌 소득금액 기준이므로 매출이 이 기준을 넘더라도 필요경비로 덜어낼 비용이 크다면 실제소득이 2000만원 이하로 내려가 추가부담이 없을 수 있습니다.
요즘 배달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는데, 주의할 점
실제 부업으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분들이 크게 늘었는데요. 본인 사업을 하면서 장사가 안되는 시간대나 영업시간 외에 배달을 하는 경우도 있고, 직장을 다니면서 퇴근 후나 주말에 배달을 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기 사업 외에 배달아르바이트를 하시는 분들은 배달소득도 사업소득을 구성하기 때문에 본인의 본래 사업소득의 세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컨데 도소매업 기준 연 수입금액 6000만원 미만이어서 단순경비율 적용대상인데, 배달소득이 합산되어 신고유형이 바뀌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요.
또 본래부터 장부작성대상 사업자인 경우에는 배달소득까지도 장부작성을 해야하는 경우가 생기죠. 이런 경우 배달소득이 크지 않더라도 세금은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본인의 신고유형에 대해 고민을 해보고, 부업을 시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나 첨언하자면, 대학생들이 배달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에도 프리랜서 사업소득으로 구분된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대학생 본인에게는 문제될 것이 없지만, 해당 부모님의 경우 연말정산에서 신용카드소득공제, 보험료세액공제, 교육비세액공제 등 각종 부양가족 공제를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연간 사업소득이 100만원만 넘어도 부양가족공제를 받지 못하는데요. 특히 대학교 1~2학년에 해당하는 만 20세 이하는 기본공제도 받을 수 있는 나이여서 불공제에 대한 영향이 클 수 있어요.
대학생의 경우 아르바이트 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많은데, 본인이 일정 규모 이상의 수입이 발생하는 경우 부모의 소득세에 영향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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